호의 은행 By 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씨에 대해서는 까칠하게 보고 있는 편이지만
정작 책을 대하게 되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몇 페이지 읽진 않았고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부분과는
거리가 먼 부분이지만 생각할 거리 하나.



  "호의은행이 뭡니까?"
  "선생께선 이미 알고 계세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아는 겁니다."
  "글쎄요. 난 그게 무슨 뜻인지 여전히 모르겠는데요."
  "어느 미국 작가의 책에 나오는 단어입니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은행으로, 모든 영역에서 작동하지요."
  "나는 문학적 전통이 없는 나라에서 왔습니다.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 입장이 못 돼요."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죠. 나는 선생께서 중요한 인물이 되리란 걸 압니다. 언젠가 선생께서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실 겁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까닭은, 전에 내가 선생 같았기 때문이에요. 나 역시 야망이 있고, 독립적이고, 정직했지요. 지금은 그때만 한 에너지가 없지만요. 하지만 선생을 돕고 싶습니다. 나도 아직 멈출 수 없고, 멈추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에요. 나는 아직 은퇴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삶인 동시에 힘이고 영광인, 매혹적인 투쟁을 꿈꾸고 있죠.
  나는 선생의 계좌에 입금하기 시작할 겁니다. 하지만 돈이 아니라 인맥을 예금합니다. 선생을 이런저런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선생을 위해 필요한 섭외를 돕기도 할 겁니다. 물론 모두 합법적인 일들입니다. 그 대가로 내가 선생께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더라도 선생께서는 내게 빚지고 있다는 걸 아시겠지요."
  "하지만 언젠가는......"
  "바로 그거에요. 언젠가 나는 선생꼐 뭔가를 요구할 겁니다. 물론 선생께선 거절할 수 있어요. 그러나 선생은 나에게 채무가 있다는 것은 알지요. 선생께선 내가 해달라는 일을 하게 될 것이고, 나는 계속해서 선생을 도울 겁니다. 다른 사람들도 선생이 경우 바른 분이라는 것을 알고, 선생의 계좌에 예금을 하겠지요. 물론 그 예금 또한 인맥입니다. 선생께선 그들로부터 무언가를 요구받게 될 겁니다. 그리고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을 존중하고 지지하겠지요. 그렇게 시간이 가면서 선생께선 거미줄 같은 인맥을 펼쳐놓고,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게 될 겁니다. 동시에 선생의 영향력도 점점 커지겠지요."
  "당신의 요구를 내가 거부한다면?"
  "다른 모든 은해오가 마찬가지로 호의은행 역시 위험이 따르는 투자입니다. 물론 선생께선 그럴 만한 장점이 있어서 현재 위치에 도달했고, 내가 선생의 재능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서 도와준 거라고 믿으며 내 요구를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나는 선생꼐 감사드리고, 내가 역시 예금을 맡긴 다른 사람의 계좌로 찾아갈 겁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사람들은 내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선생이 신뢰할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선생께서 중요한 인물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바라는 것만큼은 아니에요. 어느 순간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할 테고, 길 끝에 도착하지 못한 채 중간쯤에서 멈추게 될 겁니다. 반은 만족스럽고 반은 슬픈, 그런 상태지요. 선생께선 완전히 낙담하지도, 그렇다고 충만감을 느끼지도 못할 겁니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존재로 머물 겁니다. 그리고 복음서에 적혀 있듯이, 미지근한 자는 천국에 들어갈 수 없지요."

  편집인은 호의 은행의 내 계좌에 수많은 인맥이라는 예금을 맡겼다.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고통스런 일들을 경험하기도 했다.

by 하이깔라 | 2007/06/23 11:40 | 생각의 주전부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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